미국에 미키 마우스와 벅스 버니가 있고 일본에 헬로 키티와 포켓 몬스터가 있다면, 한국에는 아기공룡 둘리와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있다.
일본 캐릭터의 열기를 누르고 국내 최고 인기 캐릭터(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조사)로 뽑힌 마시마로와 국가대표급 캐릭터로 불리는 둘리는 요즘 어떻게 살고 있을까.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캐릭터 페어 2002’행사를 앞두고 둘리와 마시모로가 긴급회동을 했다.
72개 국 내 캐릭터 업계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문화관광부와 산업자원부가 처음으로 공동주최하는 자리.
어려운 환경에서 국산 캐릭터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둘에게 이번 페어는 감격스런 이벤 트가 아닐 수 없다.
세계무대로 뛰고 있는 두 캐릭터의 근황과 한국 캐릭터산업에 대한 대화를 들어보자.
마시마로:둘리 형님, 오랫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둘리:호이호이, 너 그 병 좀 치워라. 잘하면 공룡 치겠다. 하여간 이렇게 둘이 만나는 건 처음인 것 같구나. 어떻게 지냈니?
마:월드컵 때 좀 한가해지나 싶었는데, 외국 돌아다니느라 엄청 바빴어요. 작년 11월에 제가 국내 캐릭터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진출했잖습니까. 유명 완구회사인 다카라와 계약 맺고 키디랜드라는 팬시용품 체인점 1천여 곳에 진출했죠. 봉제완구.휴대폰 액세서리 등 해서 올 6월까지 한 10억원어치 팔았나. 7월부터는 아예 '메이드 인 재팬' 마시마로가 나오고 있어요.
둘:야, 인기 많네. 동남아에도 진출한다며?
마:예. 싱가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홍콩에서도 곧 제품이 생산됩니다. 형님도 중국 가신다면서요?
둘:그래. 5권짜리 둘리 만화책을 연변대 출판부에서 내기로 하고 오늘(8일)계약한다. 미니멈 개런티 1천만원에 매출액의 7%를 받기로 했다. 이렇게 가격 제대로 받고 중국가는 게 내가 처음이래. 불법복제판 문제는 그쪽에서 처리해주기로 했어.
마:잘하셨네요. 불법복제는 정말 골치아파요. 저도 중국 좀 가보려고 하는데, '복제토끼'들이 워낙 많아야 말이죠. 제 출연작이래야 플래시 애니메이션 동영상 8편이 전부 아닙니까. 만화책이 있습니까, 애니메이션이 있습니까. 그런데 중국에서는 제 만화책이 벌써 몇 권 나와 있어요. 그래서 일부 중국인들은 제가 중국 캐릭터인줄 안다니까요. 이름도 있더라구요. 뉴망토. 건달토끼라는 뜻이래요.
둘:불법복제 문제 정말 심각해. 98년인가, 국내에서 처음 저작권 단속을 나갔는데 걸린 업자 말이 걸작이야. "4천만이 사랑하는 둘리를 왜 돈을 내고 써야하나." 많이 나아졌다는 데도 아직도 그래. 우리나라 하청공장이 중국에 많은데다 한류(韓流) 열풍을 타서 더 그런가봐. 아버님(김재인.25.공주대 만화예술과2)도 걱정이 많으시겠다.
마:고민이시죠. 상표권을 등록해 놨으니까 단속을 벌인 다음에 들어가실 생각인가 봐요. 요즘엔 새로운 버전의 시리즈를 준비 중이세요. 공식 사이트(www.mashimaro.co.kr)를 통해 곧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형님 아버님(만화가 김수정.www.doolynara.co.kr)도 건강하시죠.
둘:그럼.내년 겨울 방영될 HDTV용 26부작 둘리 TV시리즈의 시나리오 작업하시느라 아주 바쁘셔. 내년에 내가 스무살이 되지 않냐. 83년 만화잡지 '보물섬'으로 데뷔한 게 엊그제 같은데 참 세월 빠르지. 그리고 내년 여름엔 20주년 기념 뮤지컬도 새로 나와.
마:와, 대단하다. 형님이야말로 출판만화에서 시작해 애니메이션으로, 또 뮤지컬로 영역을 넓혀가신 캐릭터 발전모델의 전형이시잖아요. 관련 상품도 1천5백개가 넘으시구요. 형님 닮은 43인치 대형TV(LG전자)도 곧 나온다면서요.
둘:너야말로 인터넷을 통해 혜성같이 나타난 스타잖아. 정품 봉제완구만 국내에서 1억개가 넘게 팔리는 게 쉽냐. 이제 두살박이 캐릭터가 관련 상품이 1천8백개라니 너무 빨리 뜬 거 아냐(웃음).
마:헤헤,과찬이시죠. 하여튼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캐릭터들이 모두 잘 돼야 하는데 말이에요.
둘:글쎄 말야. 난 이번에 중국건으로 바빠서 못나가는데 이번 캐릭터 행사는 어때?
마:작년엔 문화관광부 따로, 산업자원부 따로 캐릭터 전시 행사를 했잖아요. 그래서 중복투자니 이중행사니 말도 많았었죠. 그래서 올해는 두 정부 부처가 마음을 모으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실무작업을 하면서 한 행사가 된거래요. 벤처 캐피탈 투자사들도 많이 온다고 하니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으면 해요.
둘:그래, 잘 돼야지. 무료입장이니까 많이들 오셔서 우리 토종 캐릭터들 듬뿍듬뿍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